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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한의사가 의료기를 써야하는 이유 | 정성으로 병을 치료하는 동의보감한의원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멍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서울공대 졸업하고나서 도대체 내가 배운게 정말 과학인가 어리둥절했습니다.

 

 

물론 과학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데이터는 실험을 통해서 얻어진 데이터였으니까 과학이라기보다는 경험의 결과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게 아닐까하는 서글픔이 있었으니까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중 눈에 띄는게 한의학이었습니다.

우리 전통학문중에 여전히 실생활의 영역에서 살아남아있는 몇 안되는 학문중에서 가장 실용적인 학문으로 여겨졌습니다.

모든 지식이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이식되고 있었고 영어 잘하는게 벼슬이었고 유학갔다오면 교수가 되기 쉬운 사회에 대한 모멸감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라서 우리의 학문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제게는 큰 자극이 됐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한의과대학에 다시 진학했습니다.

 

 

이제 한의사로서 살고 있습니다만 처음 대학을 졸업하고 가졌던 목마름이 한의사로서 살아가면서는 더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한의학은 어쨌든 경험의학이죠.

서울공대를 졸업하면서 공학이 이게 과학이야?라는 느낌으로 실험실에서 보냈던 느낌보다 더 심각한 갈증을 한의학을 하면서 그 경험을 객관화할 아무런 도구도 주어지지 않는다는것 때문에 느끼게 된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한의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한의학은 구한말 이래로 그동안 발전되어온 관측장비의 도움을 받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채 박제된 과거의 유물로 남아있습니다.

 

 

한의학은 우리의 의학입니다.

한의사들은 한의학에 기반해서 끊임없이 환자들을 치료해오고 있지만 진단과 치료의 결과물을 관측할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시각 청각 촉각과 같은 오감에만 의존해야하는 실정입니다.

도대체 왜 우리의 의학, 우리의 전통 학문이 그동안 발전되어온 관측장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박제된 상태로 점점 사라져가야하는지 저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인간이 이룬 대부분의 학문은 경험적인 학문입니다. 특히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관측장비가 발달함으로써 경험의 영역이 함께 넓어지게되었고 그렇게 넓어진 관측의 영역은 학문의 힘이 되었습니다.

양의학 역시 이런 혜택을 충분히 받으면서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오직 한의학만이 이러한 관측장비의 발달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되어 없어져야할 학문으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양의사선생님들은 한의사를 한방무당이라고 욕합니다.

솔직히 창피합니다. 무당보다 과연 한의사들이 나을 수 있는 아무런 조건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비아냥거림을 참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마음속 가득이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의대를 가지 않고 한의대를 선택했을 그때에 제 마음속 깊이 가졌던 꿈입니다.

 

우리의 학문, 우리 한의학으로 정말 보란듯이 환자를 치료하고 우리의 전통 학문이 켤코 서양의 학문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싶었던 꿈말입니다.

 

 

그러려면 한의학은 조선시대의 한의학이어서는 안됩니다. 한방무당이어서도 안됩니다.

한의학은 과학에 힘입어 발달된 관측장비를 사용해서 더 발전해야합니다. 그래서 양의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더 나아가 해외로 진출해서 우리의 전통의학이 플라시보도 아니고 미신도 아닌 진정한 의학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