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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우수 정월에 처음 온 빗물 | 병을 잘 치료하는 천안 동의보감 한의원

진리는 나의 빛 2015. 1. 10. 17:37

 동의보감의 물 분류 다섯번째는 춘우수입니다. 춘우수(春雨水)는 '정월에 처음 온 빗물'입니다.

 

 

동의보감에 적혀있는 춘우수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음력 정월에 처음으로 내리는 빗물을 그릇에 받아서 거기에 약을 달여 먹으면 양기가 위로 오르게 된다[입문]. ○ 음력 정월에 처음으로 내리는 빗물을 부부가 각각 1잔씩 마시고 성생활을 하면 임신하게 된다[본초]. ○ 이 물은 오르고 퍼지는 기운을 처음으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중기(中氣)가 부족하거나 청기(淸氣)가 오르지 못하는 데 먹는 약을 달일 수 있다[정전]. ○ 청명에 내리는 빗물이나 곡우에 내리는 빗물은 맛이 단데 이 물로 술을 빚으면 술이 감빛이 나게 되고 맛도 대단히 좋다. 그리고 오랫동안 둬둘 수 있다[식물]. 

 

 

앞서 정화수는 새벽에 처음 길은 물로서 아직 음기를 간직하고 있기에 음을 보하는 약을 달이거나 환단을 만드는데 썼습니다. 

 

춘우수 역시 기운을 중요하게 여기는 선조들께서 막 피어오르려고 하는 양기를 품은 물로 분류하여 피어나는 양기가 필요한 곳에 사용했던것 같습니다.

 

음양이라는 것이 형이상학적인 개념이기에 이런 관념에 따라 분류된 효능은 실제적인 효능으로 증명되기 쉽지 않습니다. 춘우수의 효능 역시 실제로 증명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러나 단정적으로 모든 것이 허망한 말장난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실험실에서 비이커에 물을 담고 알코올 램프로 가열하면 물은 대류를 시작해서 아래의 물이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알코올 램프를 끄게되면 이러한 물의 대류는 멈추고 물이 식어가면서 이전과는 다른 대류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이와 유사한 거대한 물의 순환이 존재합니다. 가을비는 점점 지표면의 열을 빼앗아가는 비이지만 봄비는 지표면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비입니다.

 

 

그러니 봄비는 다른 때의 비와는 지구에서 하는 역할이 다릅니다.

춘우수는 납설수가 증류수에 가깝듯이 빗물을 받았으므로 증류수에 가까울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학적 조성이 서로 다를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각기 가진 에너지의 상태는 분명 다르며 따라서 분자의 배열상태 또한 분명 다를 것입니다.

얼음과 물과 수증기는 화학적 조성이 모두 동일한 H2O이지만 물리적 성질은 서로 현저하게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납설수와 춘우수는 엄밀하게 말해서 완전히 동일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그정도의 차이가 정말 우리에게 중요한 차이인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건강한 어른은 조금 따뜻한 물을 마시든, 조금 찬물을 마시든, 조금 깨끗한 물을 마시든, 조금 더러운 물을 마시든 큰 차이가 없습니다.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다는 표현처럼 아무런 차이도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갓 태어난 아이에게 따듯한 물과 차가운물,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은 너무나도 다른 물입니다.

 

같은 이치가 환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우리가 물의 종류를 가리는 것은 건강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병약한 사람을 위해서입니다.

바람이 바위를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깃털은 쉽게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바위같지만 병약한 사람은 깃털과 같습니다. 병약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해져서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러한 간절한 바램은 조금이라도 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나서게 되는 동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간절함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것이 음양의 이치입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들은 병약한 사람들의 이런 노력을 부질없는 짓이라고 비웃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아토피 피부염으로 평생을 고생한 사람들이나 말기암으로 고통받으면서 하루하루를 절망속에 보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면 그 사람들의 노력을 비웃을 수 있을까요?

 

 

어떤 분들은 그런 중병이 겨우 물을 가려먹는다고 낫겠느냐고 반문하실 것입니다. 물론 물을 가려먹는다고 중병이 낫지는 않습니다. 물을 가려서 쓴다는 것은, 음양의 이치를 가려서 생활을 조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음양의 이치를 가려서 조심한다는 것은 우리  몸에서 겨우 깃털을 날리게 할만큼 작은 바람과 같은 차이를 만들어낼 뿐일 것입니다.

그러나 높은 산도 바로 그런 작은 티끌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고 백사장도 모래알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백두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구른 돌은 한반도로 내려올 것이고 북쪽으로 구른 돌은 만주벌판으로 굴러내려갈 것입니다. 정상에서는 작은 차이지만 바닥으로 내려오면 다른 세상인거죠.

 

그러므로 그런 환자들에게는 티끌같은 차이가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동의보감 한의원은 이런 조그만 차이가 환자에겐 인생을 바꾸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 약을 달입니다.